그림 <유토피아> x 림스키 코르사코프 <셰헤라자데>


그림 <유토피아> x 림스키 코르사코프 <셰헤라자데>


‌‘지그문트 프로이트’라는 심리학자의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 보셨을겁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로 ‘무의식이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는 그의 이론은 세계에 큰 충격을 불러 일으켰고 후대 철학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살아 오면서 무심코 겪고 지나갔던 수 많은 일들이 우리의  무의식에 각인이 되어 나중에 우리의 말, 행동에 고스란히 드러난다니 참 신비로운 일입니다.  
 
무의식은 이렇게 우리의 말과 행동에도 드러나지만, 우리가 하는 모든 창작 활동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여기서 말하는 창작 활동이란 사진 찍기, 음식 만들기, 꽃꽂이, 그림 그리기, 노래, 작곡 등 각자의 취향을 바탕으로 창작해내는 모든 것을 말합니다. 저는 바이올린 연주자이기도 하지만 작곡과 그림을 창작해내는 사람으로써 ‘무의식’이라는 것이 저의 예술 작품과 창작 활동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몸소 겪어 알고 있습니다. 힘들 일을 겪고 있는 시기에 그린 그림은 불길한 모티브들과 어둡고 강렬한 색을 써서 괴로움과 슬픔 혹은 분노를 표현하고, 행복한 시기에 그린 그림은 높은 채도의 색상과 행복을 나타내는 모티브들로 인해 누가 보아도 행복감이 듬뿍 묻어납니다.

오늘 보여드릴 그림은 GIM(Guided Imaginary and Music) 시간에 음악 감상 후 파스텔과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입니다. GIM이란 적극적인 음악 감상을 통해 의식 상태 이상을 여행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무의식의 세계나 현재에 직면한 문제 등을 음악 감상 후 그리는 만다라(반복적인 패턴의 원그림)를 통해 알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저는 이 그림 <유토피아로 가는 길>에서 저의 꿈을 향해 가는 여정을 그렸습니다. 초록색, 하늘색, 노란색은 긍정적인 열정과 에너지를 나타냈고, 어지럽게 나열된 붉은색 부분은 불가피하게 마주하게 되는 고난과 인내의 시간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가운데 초록색 핵처럼 생긴 부분은 최종적으로 얻을 승리의 기쁨을 나타내고요.
이 그림과 어울리는 음악으로는 러시아 출신의 작곡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를 골라봤습니다. 매력적인 소재 아라비안 나이트(천일야화)를 음악으로 옮긴 오케스트라 곡입니다. 이 곡처럼 나타내고자 하는 소재를 제목에 붙여놓고 명확하게 표현한 음악을 ‘표제음악’이라고 하는데, 세헤라자데는 그 중에서도 제일 특색 있는 곡입니다. 그 이유는 이국적인 중동을 배경으로 한 설화, 매력적인 여자를(매일 다른 여자와 동침하고 다음날 아침에 죽이는 잔혹한 왕에게 스스로 찾아가 1000일 동안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어 왕의 마음을 얻어낸 처녀) 주인공으로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 아름다움과 고통이 공존하는 세계를 그려낸 음악이기에 제가 그린 그림 <유토피아로 가는 길>과 공통점을 가진다고 생각하여 연결시켜 보았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 중에 ‘힐링’이라는 말이 있죠.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고 그 동안 수고했고 여기까지 잘 살왔다고 스스로 토닥토닥 응원해주는, 스트레스에 치여 사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시간입니다. 나 자신을 알고자 하는 행위에는 나의 ‘무의식’을 파악하는 일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어떠한 형태의 창작이 되었든 무의식을 마음껏 드러내는 시간을 가지며 나도 모르게 내면 깊숙이에서 우러나오는 자신만의 성향, 취향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