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술과 욕망> x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

<예술과 욕망> x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 ‘욕망’이라는 단어는 발음에서부터 은밀한 매력, 금지된 것, 비밀스러움이 연상됩니다. 오늘 김무영 작가님이 주도하시는 강의를 듣고 왔습니다. 이 강의의 주제는 ‘예술과 욕망’이었는데 저에게 무척 매력적인 두 단어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고 저에게 어떤 생각할 거리를 주게 될지 가기 전부터 무척 기대가 되더군요. 시간 가는줄 몰랐던 2시간에 걸친 강의를 요약하자면, 집안 환경이나 얼굴 생김새, 키와 같이 노력하지 않아도 타고 난 모습으로 아무 의심과 노력 없이 산다면 그것은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게 아닙니다. 내가 못가진 것은 극복하고 가진 것은 더 발전시키고,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진정한 나’인 것입니다. 살아야하는 목표가 뚜렷하고 자신이 무엇을 욕망하는지 알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예술가’의 자질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예술가의 모습으로 예술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해야할 일들이 있습니다.
제일 먼저 할 일로는 사회와 세상 사람들이 정해놓은 당연시 여겨지는 규정을 의심하고 깨뜨릴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복근을 가진 남자가 멋있는 것이고, 글래머러스한 8등신 미녀가 아름다운 것이라는 정보를 우리는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무의식적으로 옳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요? 어떤 사람에겐 키가 작은 남자가 멋있을 수 있는 것이고, 뚱뚱한 여자가 아름다을 수 있는 것인데요. 우리는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최대 네다섯가지의 선택지 안에서 선택을 강요당하는 환경에서 자라왔습니다. 그러한 원인이 우리가 좁은 폭 안에서만 생각하고 결정짓는데에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그 다음 할 일은 본능에 집중하여 내가 어떤 것에 특히 관심이 가고 자꾸 원하고 있는지 일상 속에서 찾아 가는 것입니다. 내가 아름다운 걸 보는 것을 좋아하는지, 냄새에 민감한지, 맛보는 것을 좋아하는지, 만지는 것을 좋아하는지, 무언가를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지.. 즉, 나의 어떤 감각을 만족시킬 때 기분이 좋아지는지 민감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예술가적인 삶이란 당연시 여겨지는 세상의 모든 것을 의심하고 다시 한 번 나의 기준으로 생각해보고, 그 구속에서 최대한 벗어나서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내가 행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욕망하고 누리는 삶입니다.

‘욕망’이라는 오늘의 주제와 아주 잘 어울리는 음악을 추천해 드릴게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하바네라(Habanera)라는 곡입니다. 하바네라는 특징적인 2박자 계통 리듬을 가진 곡의 형식으로 쿠바의 수도 아바나(Habana)에서 생겨났기에 이런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스페인으로 건너가 민속 춤곡의 리듬으로 쓰였고 후에 탱고 리듬의 전신이 되었습니다.  이 리듬에 얹혀진 매력적인 가사는 이렇습니다. ‘사랑은 반항하는 새랍니다. 그 누구도 길들일 수 없죠. 사랑은 집시아이랍니다. 어떻게 다루어야할지 알 수 없죠.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을 사랑할거에요. 하지만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된다면 당신은 조심해야 할거에요’라는 무척 도발적이고 호기심을 유발하는 가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마성의 여자, 카르멘은 가진 것 없는 집시의 신분으로 태어나 당장 먹고 자는 문제, 생존을 고민해야 했던 여자입니다. 그래서 남들에게 욕을 먹을지언정 자신의 안위를 위해 미모와 사랑이라는 무기를 잘 갈고 닦아 숱한 남성들과 어울리며 살아가는 여자였습니다. 이러한 카르멘의 모습을 멋있게 재현해 낸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풍부한 성량과 다양한 표정연기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 흡입력 있는 무대를 보여주는 마리아 칼라스. 이 영상에서도 감정과 표정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면서 꿀같이 달콤하다가도 한순간 앙칼지다가, 다시 유혹적인 눈길을 던지는 팔색조 같은 카르멘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카르멘은 결국 두 남자의 마음을 갖고 장난치다가 한 남자의 질투심으로 인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습니다. 물론 도덕적으로 법적으로 옳은 일이 아니기에 우리는 바람을 피거나 사람의 마음을 갖고 장난 치면 안되겠죠. 하지만 자신의 욕망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에 충실한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보자면 카르멘은 그야말로 ‘나다운 삶, 예술가적인 삶’을 살다간 여자입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린 곡 <하바네라>를 들으면서 내가 욕망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다운 삶의 모습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