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마음 맛사지> x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그림 <마음 맛사지> x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많은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 영화 중 하나로 꼽는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랜만에 다시 보았습니다. 14년 전 영화인데도 아직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우리 인간은 다양한 생김새 만큼이나 다양한 감성을 가지고 있는듯 하면서도 어느 한편으로는 비슷한 감성을 공유하고 있나 봅니다. 물론 일본의 유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탄탄한 내용 구성와 감성을 자극하는 배경음악도 그 유명세에 한 몫 하겠죠. 영화를 보면서 제일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습니다. 여주인공 아오이의 30번째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 꼭대기에서 만나기로 한 10년 전 약속을 지킨 두 사람, 남녀 주인공이  마주치는 장면입니다. 숨막히게 아름다운 피렌체의 전경을 뒤로하고 선 남녀 주인공.
사람의 눈이 얼마나 많은 감정을 나타낼 수 있다고 하던가요. 기쁨, 슬픔, 애틋함, 놀라움, 안도감을 담은 복잡미묘한 두 쌍의 눈이 얽히고, 너무나 유명한 <냉정과 열정사이>의 주제 멜로디가 나오는 이 장면에서 저는 딱딱했던 마음이 맛사지를 받은 듯 말랑말랑해지는 ‘감동’을 경험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럴겁니다. 세상으로부터든 타인으로부터든 상처 받지 않기 위해 마음의 문을 단단히 걸어잠그고 있죠.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 이 사람이 내 감정을 아프게 할 사람인가 아닌가 경계부터 하게 되고, 대가 없는 선의는 의심부터 하고 보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죠. 감정의 핵심이 되는 그 순수하고 아름다운 부분이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있는데 그것을 꺼내 보이고 서로 교감하며 살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그 부분을 꼭꼭 숨기고 아파도 안아픈척, 여려도 강한척 연기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은 참 슬픈 일입니다. 제가 방금 말한 내 안쪽 깊숙이 숨어 있는 감정의 속살은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곳, 내 안 깊은 곳에서 고이 간직해왔기에 어린아이처럼 맑고, 빛이 나며 또한 연약합니다. 이 부분은 ‘감동’이란 것을 겪을 때에만 비로소 방어벽을 허물고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감동’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크게 느끼어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딱딱하게 설명할 수도 있지만 제 경우를 예를 들어 말해볼게요. 감동을 받으면 온 몸이 나른해지거나 혹은 반대로 저릿저릿해지죠. 추운 것도 아닌데 솜털이 바짝 서고요, 마음이 먹먹한게 멍든 것처럼 아픈 것 같기도 하고 막혀있던 무언가가 시원하게 뚫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나는 분명 의도하지 않았는데 무언가가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저절로 치밀어 올라오는 순간이 곧 감동을 받는 순간. 이런 순간은 흔하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소중한 것 같습니다.
저는 공감이 되고 작품성이 뛰어난 글, 그림, 음악, 영상을 접할 때 이런 감동의 순간을 종종 마주하곤 합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감동을 느끼는 순간은 다 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감동으로 인해 마주하게 되는 감정의 속살의 모습도 다 다를 것이고요. 하지만 그것이 어떤 때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든 마음이 맛사지를 받는 듯 편안해지고 정화되는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매끼 밥을 챙겨 먹고 힘을 내어 몸을 움직이는 것처럼, 혹은 요즘 같은 찜통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삼계탕 같은 특별식을 챙겨 먹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에도 특별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예술을 접하고 거기에서 오는 감동으로 인해 우리의 마음이 건강해지고 정화된다면 되도록이면 자주 예술을 접하면 좋지 않을까요? 재미있는 글로 , 아름다운 그림으로, 마음을 울리는 음악으로 여러분의 단단해진 마음의 빗장이 풀리고 위로와 재미,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되도록 커넥트아트가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